<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풋볼스타의 성공 스토리
블라인드 사이드. 마이클 오어가 풋볼에서 맡고 있던 포지션의 명칭입니다. 쿼터백을 보호하는 왼쪽 태클로 쿼터백이 공을 던지려고 하면 왼쪽이 보이지 않는 것을 의미하며, 마이클이 예전에 겪었던 슬럼가의 삶, 그곳에서 외면당하고 있는 아이들을 뜻하는 의미로도 사용됩니다. 어려운 시절을 보내던 중 리 앤 가족을 만나 멋진 풋볼 선수로 자란 마이클 오어의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과거에 연연하는 타입은 아닙니다. 후회해도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거친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고된 시련도 많이 겪었습니다. 과거에 얽매이기 싫었습니다. 그 상황을 극복하고 싶었습니다."
Briarcrest에 전학을 왔을 땐 이 학교에 적합한 학생이 아니었습니다. 학교에 흑인학생 비율은 매우 적었습니다.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는데 그 중에서도 공부를 따라가는 것이 특히 어려웠습니다.
운동은 자신 있었습니다. Manassas에선 고학년들과 운동을 했었습니다. 그들의 실력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Briarcrest는 매년 성적도 좋고 실력도 좋았습니다.
AAU 농구를 한 빅 토니는 Briarcrest코치를 알고 있었습니다. 토니는 해링턴 농구 코치에게 나를 도와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나를 영입하기 위해 서류를 검토했는데 좀처럼 답이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교장선생님은 집에서 보충수업을 하면서 성적을 올리라고 하였습니다. 제 능력으로는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하였습니다. 그 과정이 만만치는 않았습니다.
너무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공부라는 걸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가끔은 포기하고 Briarcrest를 떠나 예전처럼 살고 싶기도 하였습니다. 리 앤을 처음 만났을 때 느낌은 너무 친절했습니다. 저를 위해 모든 것을 지원했습니다.
먹을 거, 입을 거, 많은 것을 주었습니다. 넓은 마음으로 나를 품어주었습니다.
헌신적인 마음에 깊이 감사했습니다.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자랐는지 나의 성장과정을 궁금해 했습니다. 그 때마다 대답을 회피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녀에게 안정감을 느꼈습니다. 상대방을 편하게 만들고 꾸미지 않아도 반겨줄 사람이란 인상을 주었습니다. 그녀는 사랑을 베풀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집에서 첫날을 보내며 비로소 제자릴 찾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모두 가족처럼 대해주었고 어디서도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었습니다. 날 편안히 대해주었습니다. SJ, 콜리스와는 함께 비디오 게임도 하고, 농구도 하며 잘 어울렸습니다.
마치 원래 가족이었던 것처럼 대했습니다. 우린 진정한 가족이고 그들을 사랑한다.
그들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습니다. 많은 사랑을 주었습니다. 항상 격려해 주었습니다. 좋은 사람 될 거라 응원해 주었습니다.
-마이클 오어의 인터뷰 중에서-
값싼 동정이 아닌 진정한 사랑
블라인드 사이드 포지션에 대한 소개가 끝나고 한 덩치큰 흑인 소년이 걸어가고 있습니다. 이 소년의 이름은 마이클 오어입니다. 마이클은 아버지가 죽고 어머니는 마약중독자로 부모의 제대로 된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슬럼가에서 살아가고 있는 학생이었습니다. 장면이 바뀌고 마이클은 어떤 조사관으로부터 조사를 받는 장면이 나옵니다. 시간을 거슬러 마이클이 리 앤을 만나는 장면으로 돌아갑니다. 토니 해밀턴은 자신의 아들을 기독교 학교에 보내겠다고 약속을 하였고 가끔 집에 오는 불쌍한 마이클도 함께 입학을 시키려 학교 풋볼팀 코치를 찾아갑니다.
코치는 창밖으로 농구를 하는 마이클과 스티븐을 보고 마이클의 능력에 빠지게 됩니다.
코치는 이 둘을 입학시키려 하였는데 마이클의 학점이 적응하기에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사실 마이클은 여러 가정에 위탁되었지만 적응하지 못하여 여러 곳을 전전하게 되었었습니다. 학업역시 제대로 배우지 못하였습니다. 코치는 “크리스천 답게”라는 학교의 이념을 주장하며 옳은 일이기에 마이클을 입학시켜야 한다고 설득합니다.
결국 마이클은 원게이트 기독교 학교에 입학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어린 SJ(숀 주니어)를 만나고 그의 가족과도 인연이 닿게 됩니다.
비가 오는 추수감사절 전날 밤, 반팔만을 입고 추위에 떨며 걸어가는 마이클과 리 앤의 가족들이 마주치게 됩니다. 그 모습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리 앤은 마이클을 집으로 데려가 잠자리를 마련해 줍니다.
다음 날 아침 걱정과 달리 마이클은 조용히 잠만 자고 인사도 없이 집을 떠났습니다. 리 앤이 문을 열고 나가보니 쓸쓸히 걸어가는 마이클이 보였습니다. 그를 따라가 어디로 갈건지 묻자 마이클은 모르겠다고 대답을 합니다. 추수감사절인데도 함께 할 가족이 그에게는 없었던 것입니다. 리 앤은 다시 마이클을 집으로 데려가 가족들과 함께 추수감서절을 보냅니다.
마이클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족’이란 것을 느끼게 됩니다.
리 앤은 마이클을 챙기며 옷도 사주고 음식도 주며 친절을 베풉니다. 그리고 정식으로 집에 머물 공간도 마련해 줍니다. 학교에선 선생님들이 조금 더 신경을 써서 마이클을 지도합니다.
마이클은 점점 안정된 생활을 찾아갑니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고 리 앤 가족은 마이클과 함께 가족사진도 찍습니다.
리 앤이 모이는 사교모임에서 사춘기 딸 콜린스를 걱정하는 이야기를 듣고 리 앤은 집에 돌아와 콜린스에게 마이클이 있어 불편한지를 묻습니다. 처음에는 마이클에게 거리를 두던 콜린스였지만 어느 덧 콜린스도 마이클을 가족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드디어 풋볼팀에서 훈련을 하는 마이클, 그러나 아직 경기룰을 숙지하지 못해서 팀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그런 모습을 본 코치는 마이클의 모습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러는 사이 리 앤은 마이클을 입양할 계획을 가지고 마이클의 친모를 찾아갑니다. 마이클을 만나 보겠냐는 리 앤의 질문에 마이클의 엄마는 마이클의 친부조차 기억을 못하는 이 꼴로는 만나고 싶지 않다고 대답합니다.
마이클의 어머니를 만나고 온 리 앤과 숀 부부는 가족회의를 열어 마이클의 법적 보호자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 하며 마이클의 의견을 묻습니다. 법적 보호자의 의미를 모르는 마이클은 그게 무엇이냐고 질문을 하고 리 앤은 마이클에게 너도 우리의 가족이 되고 싶은지 묻는 것이라고 말을 쉽게 설명해줍니다.
이 말을 들은 마이클은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대답합니다. “이미 가족 아닌가요?” 리 앤과 숀은 공식적으로 법적절차를 진행하고 마이클이 운전면허를 취득한 후 숀과 리 앤은 마이클에게 그가 갖고 싶었던 트럭을 선물합니다.
SJ는 마이클과 함께 비디오 게임을 구입하러 가던 중 차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사고 현장으로 달려온 리 앤은 경찰관으로부터 아이가 앞좌석에 타면 에어백으로 인해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마이클의 상태를 살피러 간 리 앤은 마이클이 팔에 부상을 당한 것을 발견하고 그 상처들은 마이클이 SJ를 향하는 에어백을 멈추기 위해 생긴 상처임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서 마이클의 보호본능이 얼마나 강한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됩니다.
다시 학교 풋볼팀 연습시간. 여전히 마이클은 헤매며 좋은 실력을 보이지 못합니다. SJ는 마이클의 연습장면을 캠코더로 찍고 있는데 리 앤이 도착을 합니다. 코치의 지도방식을 지켜보던 리 앤은 훈련 중인 마이클에게 다가가 그의 보호본능을 통해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할지 알려줍니다.
놀랍게도 마이클은 전혀 다른 플레이로 모두를 놀라게 합니다.
다른 팀과의 첫 경기 마이클은 상대의 심리전에 압박을 받으며 제대로 실력발휘를 하지 못합니다. 경기에 끌려가던중 파울을 불지 않은 심판에게 코치는 격렬히 항의를 하고 마이클은 내 선수라며 마이클의 보호 본능을 자극합니다. 그 모습을 본 마이클은 작전을 생각해내고 자신의 가족인 팀을 위해 상대팀의 거구를 잡아 경기장 밖으로 밀어내 버립니다. 이후 승기를 잡은 마이클의 팀은 큰 점수차로 승리합니다.
경기 모든 장면을 녹화한 SJ는 유명대학 풋볼팀들에게 보내고 각 팀에서는 마이클을 탐내게 됩니다.
가족의 바람대로 미시시피 대학에 입학한 마이클은 풋볼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고 전미 대표 선수, 우등생이 됩니다.
나는 가진 것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인가?
영화의 주인공은 분명 마이클 오어다. 정말 어려운 시간을 이겨내고 좋은 사람을 만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노력하여 성공한 멋진 이야기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서 마이클 오어보다 애니가 보여준 값없는 사랑에 더 큰 여운이 남는다.
가진 사람이 베푸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할지 모른다. 많은 것을 가지고 있기에 여유가 있기에 베푼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가진 것이 많다고 해서 누구나가 베푸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스스로 넉넉히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욕심은 끝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내가 보기엔 많이 가진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 사람은 더 많이 갖기를 갈망한다. 이것이 꼭 나쁜 생각이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이러한 욕심이 없었다면 인류는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전제를 놓고 보면 리 앤처럼 부유하건 가진 것이 많지 않건 누군가에게 베푼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칭찬받고 존경받을 일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그녀의 생각을 알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되고 또 앞서 마이클 오어의 인터뷰의 내용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리 앤은 분명 마이클에게 무언가를 바라지 않고 그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베풀어 주었다는 것이다.
나는 과연 이런 사랑을 베풀며 살아가고 있을까? 세상이 각박해졌다고 말하면서도 작은 사랑조차 나누지 않는다면 세상이 각박해진 이유에 나도 있는 것이다.
비록 가진 것이 적다고 할지라도 ‘내가 나눌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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