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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쿨러닝'을 소개합니다.

by 궁금해? 궁금해! 2021. 12. 6.

자메이카에서 봅슬레이를 타다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쿨러닝은 존 터틀타웁 감독이 1993년에 만든 미국의 스포츠 영화입니다.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1988년 동계 올림픽에 참가한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의 실제 이야기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미국에서 영화가 개봉하였을 때 사실 별 기대를 모으지 않았습니다. 배우들도 존 캔디를 제외하면 아무래도 인지도가 떨어지는 흑인 배우들이었고, 저 예산 영화였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북미에서만 제작비의 5배에 달하는 흥행수익을 거두었고 세계적으로도 제작비 10배가 넘는 흥행을 하였습니다. 미국에서는 당시 같은 날 개봉한 데몰리션 맨(실베스타 스텔론 주연)을 북미흥행과 제작비 대비 더 흥행하면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한국에서도 1994년에 극장개봉을 하긴 하였지만 극장보다는 비디오 시장을 통해서 더 알려졌습니다.

많은 스포츠 영화들 가운데 명작 대접을 받는 이 영화는 스포츠 정신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주는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많은 각색을 하기는 하였지만 기본적인 줄거리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이 되었습니다.

영화의 에피소드를 몇 가지 소개하자면 영화 출연자 중 2명은 실제로 1988년 대회에 출전한 인물이었습니다. 눈이라고는 본 적도 없는 카리브해의 열대 섬나라 자메이카의 젊은이들이 각자의 목표를 위해 봅슬레이에 도전하고 팀 내적 외적 갈등과 문제들을 극복하고 다들 불가능이라고 생각했던 도전에 성공하는 멋진 스포츠 영화입니다.

 

 

Feel the rhythm! Get on up, its bobsled time! Cool Runnings!

 우사인볼트의 고향 자메이카에서 1988년 서울 올림픽 100M 육상대표팀 선발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결승전에서 몸을 풀고 있는 데리스는 20년 전 금메달리스트였던 아버지 벤의 뒤를 이어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선수였습니다. 그런데 옆 라인에서 달리던 선수가 넘어지면서 뒤엉켜 그만 대표팀에서 탈락하고 맙니다.

그러다 아버지와 함께 사진을 찍은 어빙 블리처가 봅슬레이 선수로 아버지를 스카웃하려했다는 것을 알고는 낙천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데리스는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마을 무동력 자동차 경주 챔피언 출신 상카와 같이 어빙을 찾아갑니다. 그러나 어빙은 불가능하다고 딱잘라 거절을 합니다. 이유는 자메이카에서는 눈이 내리지 않기 때문에 봅슬레이를 연습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또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고(고작 3개월), 이제 자신은 봅슬레이를 보기만해도 몸에 두드러기가 난다고 거절합니다. 그러나 데리스는 아버지와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어빙을 설득합니다. 결국 설득에 성공하는데, 봅슬레이는 4명이 썰매를 타는 경기로 2명의 동료를 더 구해야 했습니다. 데리스는 자신과 같은 처지로 탈락한 율과 넘어지며 자신과 율을 탈락시키 주니어를 영입합니다. 그런데 사실 어빙은 그들에게 지금 하려고 하는 일이 얼마나 불가능한 일인지를 깨닫게 해줄 생각으로 코치직을 수락했었습니다. 그러나 육상대표 3명이 속한 이 네 명의 봅슬레이 대표팀 지망생은 불과 연습 몇 일만에 어빙을 놀라게 하는 성과를 올립니다.

 어빙은 이제 진지하게 이들을 훈련시키려고 합니다. 위원회를 찾아가 지원을 요구하지만 매몰차게 거절당합니다. 예산을 만들기위해 주니어는 아버지의 반대에도 무릎쓰고 자신의 차를 팔아 경비를 마련합니다. 이제 올림픽이 열리는 캐나다로 날아간 이들은 공항을 나서자마자 처음 경험하는 섭씨 -25도라는 추위와 맞닥드립니다.

어빙은 인맥을 동원해 미국팀 코치에게 썰매를 구해보지만 구할 수 있는 건 남는 연습용 썰매였습니다.

그러나 더 문제는 그들이 얼음위에서 달려본 경험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코스 첫 연습에서 썰매에 올라타지도 못한 자메이카 팀은 망신을 당하게 되었고 신문에까지 실려 자메이카에도 이 소식은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금메달을 두 개나 딴 어빙 코치는 자신의 모든 노하우를 이들에게 전하였고 이들은 하루하루 더 발전하였습니다. 연습을 하다 어빙의 부끄러운 과거를 알게되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코치인 어빙을 신뢰하고 결국 강화된 출전기준을 통과해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됩니다.

 출전식을 치른 그날 밤, 주니어의 아버지가 그들의 숙소를 찾아옵니다. 첫 연습에서 망신을 당한 아들을 데려가기 위해 왔던 것이었습니다. 아버지의 눈조차 제대로 보지 못했던 주니어는 아버지에게 "이제 저도 어른이 되었다고"말하며 아버지를 설득하는데 성공합니다.

 이제 올림픽이 시작되고, 3번의 레이스를 통해 순위를 결정하는 봅슬레이 1차시기. 자메이카 팀은 수많은 관중에 압도되어 제대로 된 기량을 선보이지 못하고 최하위로 결승점을 통과합니다. 어빙은 선수들에게 긴장을 풀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코치가 아닌 선수가 알아서 해야 할 부분이니 대안을 찾아오라고 이야기합니다. 세계 최강 스위스 팀만을 바라보던 데리스는 입만 열면 스위스팀 이야기를 하지만 팀원들은 그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최강팀을 따라하면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생각한 데리스에게 상카는 우리는 스위스 팀이 아니고 자메이카 팀이라고 말하며 우리만의 경기를 펼치자고 합니다.

 그 말에 데리스는 생각을 바꾸고 이제 자메이카의 색깔을 갖춘 팀으로 2차시기에 임합니다. 스위스 팀을 따라했던 출발 구호도 자메이카 팀 만에 구호로 바꿔서 말이죠. 2차 시기에서 자메이카 팀은 단숨에 8월까지 올라갑니다. 이제 마지막 3차시기. 좋은 기록이 나온다면 메달을 노릴 수 있는 자메이카 팀은 그들의 구호를 외칩니다. Feel the rhythm! Feel the rhyme! Get on up, its bobsled time! Cool Runnings!) 2차시기보다 더 좋은 기록을 내며 코스를 달리던 썰매가 망가지며 전복되고 맙니다.

 정신을 차린 데리스는 경주를 완주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네 명의 자메이카 선수들은 썰매를 어깨에 메고 결승선을 향해 걸어갑니다. 숭고한 스포츠 정신을 보여주며 걸어가는 그들을 바라보던 관중들은 박수와 환호로 그들을 응원합니다. 비록 메달을 획득하지는 못하였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그들은 자메이카의 영웅이 되었음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도전하는 것 자체만으로 너무 아름답다.

 

실제로 1988년 자메이카 팀은 4인 봅슬레이 경기에서 드라이버의 운전 미숙으로 인해 봅슬레이가 뒤집어지면서 예선에서 탈락하였습니다. 그러나 영화와 같이 그들은 코스 아웃을 하지 않고 끝까지 결승선을 통화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자메이카 봅슬레이 팀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까지 꾸준히 출전하지만 그 이후론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해 출전하지 못하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12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복귀하여 큰 화제를 일으켰습니다. 자메이카 팀은 비록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1위팀 못지않은 관심과 성원을 받았고 앞으로도 계속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힙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는 여자 봅슬레이팀이 출전합니다.

봅슬레이를 소재로 한 이 영화에서는 코치가 과거에 순위에 집착하여 부정행위를 한 것과 대비되어 비록 썰매가 전복되었지만 끝까지 경기를 완주하는 제자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스포츠 정신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멋진 스포츠 정신도 물론 감동적이지만 더 감동적인 것은 그들의 도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모두가 안 된다고 이야기 할지모르지만, 그리고 실제로 불가능할지 모르지만 때로는 무모해 보이는 도전이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아직 성공이라는 결승점에 도착하지 못하고 도전하는 모든 분들에게 이 영화가 큰 위로와 격려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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